윤석열 대통령 탄핵 발의 국회 청원

140만명이 국회에 청원을 했다. 청원의 내용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발의해달라는 내용이다. 법제사법위원회는 이 청원을 심사하기로 하고, 심사 진행을 위해 청문회를 열 예정이다. 청문회에 출석할 증인을 추가하기 위해 7.16.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열렸다. 회의록을 보면 난장판 모습이 꽤 재밌다.
 
회의 주제는 청문회 증인을 추가할지이다. 그래서 정청래 위원장은 청문회 증인 추가여부에 대해 토론해 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힘 누구도 그것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는다. 국힘은 이 청원의 진행 자체가 부당하다 생각하고 그 주장을 계속했다. 정청래 위원장은 의원들의 주장은 서로 끊지 않고 끝까지 들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실제로 끝까지 들으나, 실제로 들을 생각은 없었다. 국회법 절차를 기계적으로 진행하고 국힘 주장에 대한 언급 없이 청문회 증인을 추가시켰다.
 
간단히 쟁점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정청래 위원장과 김승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청원을 처리해야 하고, 필요하면 청문회를 개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5만명 이상 동의하고 국가 기밀 노출이나 국가 모독의 내용이 아니면 청원은 자동 접수되고, 소관 위원회는 접수된 청원을 심사하여 국회의장에게 보고해야 하며, 위원회는 중요한 안건에 대해 의결을 통해 청문회를 열 수 있다.
 
유상범, 주진우, 박준태 등 국민의힘 의원은 청원을 통해 청문회를 실시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과거 청원이 본회의에 오른 사례가 없으며, 청문회가 개최된 청원도 없다는 것이다. 과거 문재인 대통령 탄핵 청원이 있었는데 청원으로 처리할 사안이 아니라는 여야 공감대에 따라 폐기되었다고 한다. 박준태 국힘 의원의 발언 내용 중에 특기할 만한 점이 있었는데, 그간 국민동의 청원 100%가 폐기되었다는 사실이다.

나는 정당으로서 국힘을 선호하지 않지만, 이 쟁점에서 국힘 의원들의 주장에 공감한다. 대통령 탄핵 발의 청원을 근거로 대통령 위법 관련자를 청문한다는 것은 비례가 맞지 않다. 양극화된 정치지형과 디지털화가 맞물려 극단적 주장이 쉽게 제기되고 강화될 수 있는데, 그러한 주장이 여과 없이 청문이라는 강제성 있는 절차를 초래한다면, 그건 형식적 민주주의 절차의 폐해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 탄핵,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이 그 예라고 생각한다. 탄핵 청문회를 할 정도라면 온라인 클릭보다는 더 깊은 수준의 정치적 숙고와 힘의 응집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요하면 국회의원들을 설득해 탄핵을 발의하면 될 일이다. 
 
다만 어떤 의견이 옳으냐보다 더 중요한 건 협치라고 생각한다. 국회는 살아남는 자가 옳은 자가 되는 정글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지도 모르겠다만, 최소한 협치의 모양새는 추구했으면 좋겠다.

이번 회의에서는 협치의 ㅎ도 느낄 수 없었다. 정청래 위원장은 의사진행에 대한 위원장의 권한을 활용하여 더불어민주당의 견해를 관철시켰다. 국회법에 위배되지는 않는 것 같다. 하지만 협치의 의도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권한과 절차를 활용하여 청문회를 관철할 방법에 대해 알고 있으며, 그걸 그대로 수행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발언 내용과 흐름을 상세히 보면, 코메디로서 손색이 없다. 아래 속기록 일부를 그대로 옮겨놓았다. 내 기준으로 웃긴데..  읽는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다.

[ 국민의힘 간사 선임 과정] ㅇ (송석준 국힘) 아니, 그런데 이렇게 너무 일방적으로 진행하시면 안 되지요, 위원장님이. ㅇ (위원장 정청래) 의사진행 발언권을 주지 않았어요. ㅇ (송석준) 민주당 위원들의 불법 행위를 갖고서 여기서 두둔하는 발언을...  (생략) ㅇ (정청래) 발언권을 드리지 않았습니다. ㅇ (송석준) 발언권을 달라고 제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하는 겁니다. ㅇ (박준태 국힘) 발언권 주십시오! ㅇ (정청래) 이 안건은 교섭단체를 대표해서 위원장과 위원회 운영을 협의할 간사를 선임하려는 것입니다. ㅇ (송석준) 위원장님, 의사진행발언 신청합니다. ㅇ (박준태) 발언권 주세요! 발언권 요청했는데 왜 발언권 안 줍니까? ㅇ (정청래) 지난 6월 12일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간사를 선임한 데 이어 오늘은 국민의힘 간사를 선임하도록 하겠습니다. ㅇ (박준태) 발언권 주세요! [ 형식은 지키는 정청래 위원장 ] ㅇ (박균택, 민주) 아마도 대통령에게는 정치적 잘못이 있을지언정... (생략) ㅇ (송석준) 말도 안 되는 말씀을 하시네…… ㅇ (정청래) 상습적으로 끼어들기 하는 송석준 위원님, 다시 말씀드립니다. 양쪽 다 똑같습니다. 우리 다음번에, 제가 의견 한번 제안합니다. 서로 끼어들지 않기로 우리 한번 합의합시다. 그것은 서로를 위해서 좋은 것 같아요. ... (생략) ㅇ (송석준) 위원장님, 이것에 대해서 의사진행발언 있습니다. 사실이 아닌 것을 너무 강조해서 말씀하시니까…… ㅇ (정청래) 송석준 위원님은 민주적으로 의사진행발언하려면 본인은 했기 때문에 손들지 마세요, 가급적이면. ㅇ (송석준) 그래도 해야 될 얘기는 해야지요. ㅇ (정청래) 박은정 위원님 해 주시기 바랍니다. ........중략 ㅇ (주진우, 국힘) 저번에 말씀드렸다시피 탄핵소추 관련 조사 절차는 우리 헌법상... ㅇ (박은정, 민주) 위원장님, 지금 증인과 관련한 대체토론이 아닙니다. 증인과 관련한 대체토론이 아니기 때문에 발언 중단해야 됩니다. ........중략 ㅇ (정청래) 박은정 위원님, 의사진행발언을 할 때도 발언이 끝난 다음에 하시고요. 계속 말씀드립니다. 위원이 발언하고 있을 때는 좀 참으세요, 끝날 때까지. 그리고 거기에 대해서 이견이 있으면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도 좋고 뭐 해도 좋습니다. 이것은 여야 불문하고 위원장으로서 분명하게 말씀드리는데 끼어들기 하시는 분들 경고합니다. 142조 2항에 따라서 조치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발언할 때는 제발 좀 들어 주세요. 주진우 위원 발언해 주세요. ㅇ (주진우) 법인카드 유용 의혹으로 아까 이재명 대표 국회의원 제명 청원을 예시로 들었는데요. ㅇ (박은정) 증인과 관련한 대체토론이 아닙니다. ㅇ (송석준) 너무 방해하지 마세요. ㅇ (주진우) 아니, 제가 발언을 좀 하게 해 주세요. ㅇ (박은정) 증인과 관련한 대체토론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ㅇ (정청래) 박은정 위원님, 그러니까 그 발언도 끝나고 하세요. ㅇ (주진우) 증인과 관련된 대체토론 내용이 맞습니다. 그게 왜 아닙니까? ㅇ (정청래) 끝나고 하세요. ㅇ (서영교, 민주) 지적을 좀 해 주세요. ㅇ (정청래) 예. ㅇ (박은정) 지금 문제된 여섯 명에 대한 증인에 대한 대체토론이 아닙니다. ㅇ (주진우) 듣고 말씀하시지요, 연결되는 내용입니다. ㅇ (정청래) 위원장으로서 발언 중간에 제가 발언을 중지시킬 수도 있습니다, 위원장 재량으로. 여러분들은 그런 재량이 없어요. ㅇ (박은정) 위원 발언 중단을 시켜 주십시오. ㅇ (정청래) 그러니까 위원장이 알아서 할 테니까 좀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주진우 위원 발언하세요. 제가 주진우 위원 발언에 찬성해서 이렇게 하는 게 아니라 이것은 회의 진행상 이렇게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협조해 주세요. 발언하세요.

 
 

국회회의록_22대_416회_2차_법제사법위원회.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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